여성들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믿음직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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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믿음직한 공간

제주 ‘스테이 공위’ 윤은아 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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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자리한 ‘스테이 공위’는 윤은아 호스트의 시증조부님 댁을 고쳐 숙소로 운영하는 곳이다. 제주의 전통 가옥 구조를 그대로 살려, 안거리(안채)에는 윤은아 호스트와 가족들이 살고, 밖거리(바깥채)에는 게스트가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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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제주로 내려오면서 언젠가는 에어비앤비를 운영해 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준비하던 가족 여행이 취소되면서 모아둔 경비로 바깥채를 수리해 숙소로 열게 됐죠. 여행 대신 여행자 숙소를 열게 된 셈인데, 덕분에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품고 있던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어요.

여성 전용 숙소가 주는 신뢰와 안정감

여성 전용 숙소가 주는 신뢰와 안정감

제주에는 유독 여성 전용 숙소가 많다. 관광이 활성화된 지역이라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스테이 공위에는 특히 혼자 여행하는 이삼십 대 여성들이 많이 묵는다. 최근에는 혼자만의 시간과 여유를 즐기러 온 중년 여성들의 방문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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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운영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엔 제가 일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려고 여성 전용으로 시작했어요. 외진 마을까지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께 좀 더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일이 익숙해지면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도 확장해 보려 했죠. 그런데 게스트분들이 여행하면서 여러모로 걱정되는 부분이 많은데, 호스트 가족이 함께 살아서 안심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집은 공유하지만 독립된 공간이라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점도 좋다고 하셨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형태가 오히려 신뢰를 주는 운영 방식이라는 걸 느꼈어요. 책임감도 느껴져서 앞으로도 계속 여성 전용으로 운영하기로 마음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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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마을은 어르신이 많이 사는 동네라 저녁 7시만 돼도 거리에 인적이 뜸해진다. 해가 지면 금방 어두워져 여행을 마친 게스트들은 어스름한 골목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오는 일이 흔하다.
김녕마을은 어르신이 많이 사는 동네라 저녁 7시만 돼도 거리에 인적이 뜸해진다. 해가 지면 금방 어두워져 여행을 마친 게스트들은 어스름한 골목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오는 일이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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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 워낙 어두워서 손님이 늦게 오면 걱정돼요. 그래서 돌아오는 길이 무섭거나 불편하지 말라고 항상 안채에 불을 켜놓기 시작했어요. 불빛을 보고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다’라는 안도감을 느끼셨으면 해서요. 택시가 안 잡히거나 길을 잃은 분이 있으면 직접 마중도 나가요. 호스트와 게스트이기 전에 우리 집에 온 손님이니까, 이모 같은 마음이 들어서 다들 아무 걱정 없이 편히 쉬다 가셨으면 해요.

전업으로 일하며 느끼는 삶의 안정과 만족

전업으로 일하며 느끼는 삶의 안정과 만족

숙소 운영을 전업으로 시작한 뒤, 윤은아 호스트는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5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주말 예약이 몇 달 전부터 마감될 정도다. 해마다 다시 찾는 단골도 생기고, 장기 숙박을 한 게스트가 주변에 소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만큼 숙소를 잘 꾸려왔다는 자부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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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숙소에 변화를 주거나 청소가 잘 되어있는 걸 게스트가 알아봐 주시면 정말 기뻐요. 여행을 마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요. 그런 긍정적인 기운이 집안에도 전해지니까 가족들도 좋아해요. 스테이 공위가 자리를 잡고 나서부터는 제 일을 잘 해내고 있다는 만족감뿐 아니라 경제적인 안정감도 느낄 수 있어서 좀 더 여유로운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요.제주에 수많은 호텔이 있는데, 저희 숙소를 선택하는 이유는 결국 여성 전용이라는 점과 호스트가 함께 머무는 데서 오는 신뢰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가족들이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해요. 집이란 그런 곳이어야 하잖아요. 게스트분들도 무사히 돌아와 편안하게 쉬는 공간으로 스테이 공위를 기억해 주신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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